날이 날이니만큼, 아무래도 여름에 잘 사용할 수 있는 가볍고 시원한 향 위주로 찾아보고 있는 요즘이다. 서치하던 중 남녀 공용, 여름향수의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에르메스의 운자르뎅 수르닐이 궁금해졌다. 이 향수는 나일강변의 정원에서 산책을 모티프로 만든 향이라고 한다. 나는 향수구독 업체인 하트노트를 통해 첫 향수로 에르메스 운자르뎅 수르닐 10ml를 신청했고, 이번달 받아서 시향 및 착향을 해 볼 수 있었다.
가격정보
퍼퓸그라피 기준: 30ml 69,000원, 50ml 94,000원, 100ml 119,000원
'에르메스'가 우리에게 주는 브랜드 이미지를 생각할때, 그렇게 높지 않은 기준으로 형성되어있다.
바틀 / 노트정보
조향사 정보
프랑스 전설적인 조향사로 꼽히는, 장끌로드 엘레나가 에르메스에서 2005년 운자르뎅 수르닐을 발표했다.
그에 관한 유명하고도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본인의 조향 스승이었던 분을 처음 만난 순간, 그 스승이 세제 냄새가 난다며 다음날 만나자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이후로 그는 조향할때 어떤 방해도 받지 않기 위해 어떤 향수도 뿌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람들 반응
불호 의견으로는 물비린내가 나서 울렁거림, 탑노트에서 모기약/ 파리약 느낌, 그리고 약간의 화학적인 향이 있어서 머리가 아픈 분들이 있었고,
호 의견으로는 산뜻하고 깨끗한 향이다, 시원하고 투명한 느낌이다가 지배적이었다.
이 향 후기를 많이 찾아봤는데 의외였던게 호불호가 별로 없는 베스트셀러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호/ 불호가 팽팽한걸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너무 은은하고 지속력이 없다고 생각해서 출근 전 6뿌 정도 하고 나갔었는데 금방 향이 사라져 버려 아쉬웠다. 그런데 퇴근 후 오빠를 만날 일이 있어서 오빠 차를 탔는데, 타자마자 오빠가 하는 말이 야, 너 향수 뿌렸냐 하는거였다. 그래서 어떤 향이냐고 했더니 여자들이 흔히 뿌리는 화장품 냄새 같다고 했고 너무 독해서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그런데 후기를 찾다보니 비슷한 의견이 있어서 정말 코바코인 향이구나 싶었다.
독노즈의 주관적 리뷰
이 향수도 시향과 착향이 적지 않게 달랐고, 잔향이 거의 없어졌다고 생각해서 덧뿌 했을때 잔향의 느낌이 달랐다.
자세하게, 리뷰해보도록 하겠다.
TOP NOTE : 우선 시향은 자몽향이 많이 났다. 자몽의 알갱이들이 터지는 시고 상큼한 향도 나면서 껍질에서 날법한 씁쓰름한 향도 나서 참 자연스럽게 잘 구현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베이스에 연한 우디가 느껴졌다. 시향지에서는 이 노트가 좀 오래 갔다. 그런데 착향에서는 시트러스 향은 거의 안났고 신선하게 쌉싸름한 향이 많이 났다. 이 쌉싸름함은 왜, 맛이 씀쓰름한 채소들 있지 않나, 쌈으로 먹을 법한. 그런 녹색 쌈채소에서 날법한 향이었다 그리고 약간의 새큼함이 났는데 토마토 향이이었다. (왠지, 이런 프레쉬 스파이시노트가 모기, 파리 약을 떠올리는 걸지도, 전 상당히 신선하고 좋은 향으로 느꼈습니다.)
MIDDLE NOTE : 시향과 착향이 비슷했다. 시트러스 향이 날라가고 채소의 쌉싸름한 향이 강해진다. 그런데 이 향이 굉장히 신선하고 싱그럽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채소들이 물을 가득히 머금고 있는듯한 촉촉한 느낌이다. 토마토의 새큼한 향도 느껴져서 토마토와 쌉싸름한 채소들을 넣고 간 몸에 좋은 웰빙 주스 같은 향이다. 건강하고 싱그러운 느낌이다. 그리고 연하게 인센스 향도 느껴지는데 이게 스모키하지도 않고 강하지도 않아 약간의 베이스에서 동양적인 느낌만 줄 뿐이다. 그래서 인도나, 이집트에서 물기를 가득 머금은 채소 바구니가 떠오른다.
잔향은 이상하게도 시향과 착향도 달랐을 뿐더러, 착향에서 처음으로 느꼈던 잔향과 잔향이 다 날라갔다고 생각해서 덧뿌했을때의 향도 달랐다. 시향에서는 시큼한 우드향에, 인센스 향이 느껴졌다. 그리고 덧뿌하기 전 잔향에서는 머스크에 폭닥한 향이 났다. 그리고 덧뿌하고 탑 노트, 미들노트가 다 날라간 잔향에서는 폭닥한 머스크이긴 한데, 여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듯한 화장품 냄새가 강하게 나서 좀 놀랬다. 불호 이유였던 화장품 냄새가 난다라고 했던 의견이나, 오빠가 머리아프다고 했던 향이 이 향이 아닐까 생각된다.
잘어울리는 캐릭터/ 분위기
나는 이 향이 싱그럽고 건실하며 건강한 느낌이라 리틀 포레스트가 생각났다. 잔향이 약간 여성스러워 그렇지 (시향에서는 아니었음) 남녀 공용이라 느꼈고, 싱그러운 대학생이 건강하게 땀흘리고 있는 느낌이었다.
아니면, 이런 느낌.. 풋풋하고 싱그럽고 건강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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