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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초보 크로스핏 운동 1년 후기

ON THE HILL 2022. 11. 1. 14:24

벌써 크로스핏을 한지 1년하고 두달이 넘었습니다. 저는 30대 중반 여성으로  소위 헬창이라거나, 운동을 좋아하는 활동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 움직이기 귀찮아 하고 땀 흘리기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그런데 크로스핏 다닌지 1년이 넘었다니.... 감회가 새롭네요. 웨이트나, 필라테스, 요가보다는 비교적 생소한 크로스핏을 하면서 주변에서 많이들 물어본 질문을 토대로 크로스핏 1년 후기를 솔직하게 써보려 합니다. 크로스핏에 도전하시려고 하시는 분들이나 크로스핏 하면서 약간 권태가 오신 초보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크로스핏이란? 

사전에 정의된 정의 말고, 크로스핏 1년 해 본 사람으로서 저만의 말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크로스핏은 웨이트랑 비슷한동작들이긴 한데, 웨이트처럼 천천히 오래 하는 운동이 아니라 15분이면 15분 20분이면 20분 짧은 시간 안에 고강도로 운동하는 것입니다. 하는 동작들이 매번 똑같지는 않고, 매일 달라집니다. 매일 달라지는 이 프로그램을 와드 (Work Of  the Day)라고 하고, 와드에는 대충 아래와 같은 운동이 있습니다. 

풀업 (턱걸이) 

팔굽혀펴기

스쿼트 

버피

월볼(스쿼트하면서 볼을 위로 던졌다 받는 동작) 

박스 점프

데드리프트

역도동작 (스내치, 클린) 

오버헤드 프레스 

로잉

물론, 이것보다 훨씬 많은 동작이 있습니다. 매일 매일 2-3개의 동작과 해야 하는 갯수, 몇명이서 할건지 등등이 정해집니다. 

 

 

정식 운동은 한 시간 정도인데, 20분 정도는 웜업을 하고, 20분 정도는 오늘 할 동작의 정확한 자세를 배웁니다. 그리고 20분 정도 와드를 합니다. (와드의 시간은 매일다르기 때문에 길이에 따라서 웜업과 배우는 시간이 조정됩니다) 저희 크로스핏 박스는 한 타임에 정말 적게 모일때는 3명, 많이 모일때는 2-30명도 모이는데 한 코치님이 진행하십니다. 인원이 많을 때는 코치님이 초보자를 위주로 설명해주시고 자세를 잡아주시기 때문에 약간 번잡스러운 것 말고는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초보도 할 수 있나? 

위에 운동목록을 보시고, 나는 턱걸이 못하는데? 팔굽혀 펴기 못하는데? 이런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1년 넘게 했지만 저도 아직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보도 할 수 있어요. 동작마다 초보자 위주로 변형할 수 있어요. 코치님께서 되는 동작으로 알려주시고, 저도 처음 갔을 때는 와드를 끝까지 할 수도 없는 체력이었기 때문에 많이 조정해주세요. 

 

예를 들면 풀업은 밴드를 걸고 할 수 있도록 (그마저도 안되면 링로우라고 다른 동작을 알려주세요.) 팔굽혀펴기가 안되면 바닥에 엎드려다 일어나는 동작으로, 버피 갯수가 너무 힘들다면 갯수를 줄여서 등등. 다 할 수 있는 동작으로 바꾸어 주십니다.

 

그리고 나는 무릎이 아파서 저 동작은 안하고 싶은데? 허리가 안좋아서 저 동작은 못하겠는데? 라고 하면 코치님한테 말씀하시면 됩니다. 그럼 아예 무리가 안가는 동작으로 바꾸어 주세요. 

 

자기가 할 마음만 있으면 하는데, 처음에는 좀 강도가 높다 싶을 수 있어요. 그래서 하루 체험하시고 안나오시는 분, 한달 정도 하다 그만하시는 분들이 많고, 한달 넘게 하시는 분들 이상은 일년, 이년 꾸준히 하시더라고요. 저희 박스는 10년 넘은 사람들도 꽤 돼요. 그래도 꾸준히 나가면 다 늘더라고요. 

부상이 많지는 않은지? 

부상이 적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특히 무게를 많이 드시는 분들은, 어깨, 허리, 무릎이 아프셔서 몇일 쉬시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초보자들이거나 오히려 부상을 겁내시는 분들은 오히려 부상 없이 진행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무릎이나 손목이 약간 시큰거리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보호대를 다 차고 해요, 그랬더니 큰 부상 없이 1년을 운동할 수 있었습니다. 아, 물론 저는 PT도 40회 정도 받아봤는데, 무릎 때문에 못하는 동작이 있었어요. 안 좋은 곳이 있으면 코치님께 말씀 드리고 조심해서 운동하시면 걱정할 정도의 부상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운동 수행 능력이나, 무게에 욕심 많고, 운동 좀 하시는 분들이 좀 다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웨이트랑 부상 정도는 엇비슷하다라고 생각하시면 되실 것 같아요. 

 

크로스핏 효과 

체력이 늡니다. 

체력은 어느 운동과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늘어요. 제가 요가, 필라테스,웨이트, 수영, 쪼끔쪼끔씩 다 해봤거든요. 오래 하지는 못했지만, 그런데 한번도 내 몸이 변했다고 느껴본 적은 없어요. 그런데 크로스핏은 한달만 꾸준히 해도, 완전 달라지고, 1년이지난 지금은 주변인이 진짜 달라졌다고 말할 정도로 많이 좋아졌어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안 힘들고, 틈만나면 누워있고, 의자 찾고 하는 것도 없어졌어요. 생활의 활력이 놀랄만큼 달라졌습니다. 

운동 수행 능력 

크로스핏은 아주 다양한 운동을 매일 다르게 하기 때문에 스트렝쓰, 순발력, 심폐 지구력 등 나의 운동 능력을 다양하게 잘 키워줍니다. 저는 유산소도 못하고 힘도 없는 운동 나가리였는데, 그래도 이제 달리기도 어느정도 하고 풀업도 덜 탄성있는 밴드로 할 수 있고 그렇습니다. 매번 안되던게 되는 날은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다른운동에 비해서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성취감도 더욱 빠르게 느낄 수가 있어요.

처음에는 건강하고, 살도 좀 빼보자라는 마음으로 갔는데 이젠 아, 요거 쪼금 더 잘했음 좋겠다, 이렇게 운동에 대한 욕심이 나더라고요. 

다이어트 효과

저는 식단을 전혀 안하는 것도아니고, 그렇다고 하는 것도 아닌 그런 애매한 상태에요. 저녁 안먹고 요거트 먹다가 어느 날은 마라탕 시켜먹고, 떡볶이 먹고 그럴 때도 있고요. 전형적인 식단이 전혀 안되는 타입. 그래도 근육량이 늘고, 체지방량은 줄더라고요. 드라마틱한 효과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점점 옷 핏이 달라지는게 점점 느껴지는 정도입니다. 

크로스핏 같이 하시는 분들 중에 술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데 점심은 샐러드 먹고 저녁은 먹고 싶은 거 맘대로 먹었는데 10키로 뺀 친구도 있어요. 식단을 어떻게 하느냐, 체질이 어떠냐에 따라서 크게 차이가 나는것 같아요. 

저는 근육이 쉽게 붙지 않는 체형인데도, 근육량 늘고, 체지방량 줄어서 기초대사량도 높아지고 그랬습니다. 이 부분은 사람에 따라서 크게 효과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저처럼 식단을 개판으로 하시면 생각보다 변화가 없고, 이럴 거에요. 

 

제가 볼때는 체지방을 줄이실려면 식단이랑 같이 하시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되실꺼 같긴한데, 몸매 라인이 막 이뻐지고 그럴 것 같진 않아요. 몸매 라인을 생각해서 운동하실려고 하시는 분들은 크로스핏 하시면 좀 실망하실듯 합니다. 

이렇게 크로스핏 1년 넘은 후기를 나름 솔직하게 적어봤는데요. 만약 크로스핏 한번 해볼까? 혹은, 나도 크로스핏을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체험을 하루 해보시길 권해드려요. 오히려 저는 '나는 못하겠는데?'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 드려요. 그런 분들이 꾸준히 하시면 부상 안당하시면서 안전하게 강철 체력 되시는 뿌듯함을 더 잘 느끼실 거에요. 동네에 있는 크로스핏 박스에 가서 체험해보시고, 도전하셔서 건강하고 활력있게 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