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향에 대해서 관심이 부쩍 많아지긴 했지만, 아직 향수에 대한 깊은 조예도 없고, 솔직히 내 취향도 잘 모르겠어서 향수를 구입할 때, 되도록이면 미니어처로 구입하려한다. 여러가지 향들을 맡아보고 궁금한 것들을 서치해보고 기록하고 정리하면서 어떤 것이 진짜 내 취향인지 알아보려고 한다.
향수하면, 사실 조말론이 굉장히 유명한 브랜드라 조말론 세트로 구입했다. 이 미니어처 세트는 내가 쓸려고 산 것은 아니고, 평소에 향에 진짜 관심이 많은 신랑에게 선물로 줄려고 해외 출장때 면세점에서 구입했다. 9ML 5종이 들어있다. (라임 바질 앤 만다린, 잉글리쉬 오크 앤 헤이즐넛, 우드 세이지 앤 시 솔트, 머르 앤 통카, 오드 앤 베르가못)
구입한지 좀 되서 가격을 검색해봤더니 9ML 5종 미니어처 세트는 13만원 정도 하고 있다.
이 5종 중에서, 상큼한 시트러스계 향을 좋아하는 나는 제일 먼저 이름마저 상큼한 라임 바질 앤 만다린 코롱을 리뷰해보고자 한다.
우선 캡을 열고 처음 맡아본 향은, 만다린이 느껴지는 약간 달콤한 향이 1/10 정도 (아주 조금이라는 의미), 그리고 약간 시큼한 남자 향수에 후추향(스파이시)을 송송 뿌린 느낌의 향이다. 거기에 옅게, 시트러스, 상큼한 향이 아주 약간 가미된 향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탑노트는 역시 달콤달콤한 향이다. 공홈 정보에 따르면, TOP NOTE는 만다린인데, 정말 달콤달콤 상큼상큼한 만다린 향을 느낄 수 있다. 시트러스 향 중에서도 달콤달콤이 내 취향인데, 탑 노트가 맘에 들어 버렸다. 그리고 바로 미들노트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향수의 세계는 참 신기하다.
미들노트 (하트 노트라고도 불리며, 향수의 중심을 이루는 향) 는 약간 시큼하고 스파이시한 허브향이다. 이것이 아마 바질이겠지. 달콤달콤한 만다린 향인 탑노트 뒤로 바로 올라오는 향은 씁쓰름한 허브향이고. 진한 녹색이 느껴지는 식물향이다. 진짜 향을 잘 뽑은게, 공홈 정보대로 쌉싸래한 허브향이 주를 이루면서 약간 스파이시한 향이 난다. 그 뒤로 올라오는 향은 약간 시큼한 향이다. 그런데 정말 이 향수는 캡을 열고 맡은 그 향, 탑노트, 미들노트가 각자 다 개성이 있고, 편차가 있어서 맡으면서 좀 놀랐다. 이런게 향수의 매력인가.
미들노트는 딱히 내 취향은 아니다. 허브향이 날라면 허브향이 나던가, 우디향이 나던가, 시트러스가 나던가 메인 향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떤 향인지 모르게 적절하게 섞인 느낌이다. 그래서 약간 시큼한 향이 난다. 이상한게 나는 허브향도 좋아하고 우디향도 좋아하고, 시트러스도 좋아하는데..?? 다시 자세히 맡아보면서 느낀건데, 그래, 이거 라임향이다. 스타벅스에서 쿨라임 피지오 먹었을때, 라임 한개씩 넣어주는데 그 향을 맡았을 때 느낌이랑 같다. 아, 내가 레몬, 오렌지, 귤 향 다 좋아하긴 해도 라임은 썩 안 좋아하는구나. ㅋㅋㅋㅋ 달콤한 향도 아니고 상콤한 향도 아니야... 시큼한 향이다 ㅋㅋㅋㅋ
베이스는 우디라고 되어있는데, 우디향이 강하진 않다.아주 옅게 깔려 있는 느낌인데 미들노트가 워낙 높은 느낌의 향이고 시큼(?)해서 왠지 낮고 무겁게 느껴지는 우디향이 잘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여태 맡아본 조말론 그 특유의 우디가 베이스로 깔려 있음은 느껴진다.
향을 나름대로 이미지화 해보자면, 탁 트이게 시원하고 신선하고 상큼한 향이다. 그래서 계절감은 가을이나 겨울보다는 여름에 잘 어울릴 것 같다. 햇볕이 내려쬐는 탁 트인 곳에서 시큼 (자꾸 시큼이라고..ㅋㅋㅋ) 새콤한 과일 과즙 뚝뚝 떨어지게 한 움큼 베어 먹은 걸 형상화한 것 같은 향..
발향력은 그렇게 세지 않다. 그래서 향수라는게 오래 코를 대고 맡으면 좀 어질어질하고 물리는 느낌이 있는데, 이 향은 다른 향수에 비해 그게 좀 덜하다. 공홈에도 조말론 런던의 시그니처 향이라고 나올만큼 조말론 향수 순위로 꽤 앞에 있는 향일텐데 여름에 뿌릴 상큼하고 시원한 향을 찾으신다면 추천드리고 싶다.
그리고 이번 라임바질 앤 만다린 리뷰를 하면서 내가 시트러스 향이라고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시트러스는 감귤, 오렌지, 레몬, 유자, 라임, 자몽등의 과일을 포괄하는 명칭인데, 내가 라임 향은... 싫어하는구나....
쿨라임 피지오도 맛있게 마셨지만 설탕빠진 라임 향 맡고.. 어우 생각했던 거랑은 다르네 했었다. 근데 딱 그 향이네. 향수 이름이 정말 향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라임 바질 앤 만다린. 세개 다 맡을 수 있습니다.
저번에 이 조말론 세트를 살 때, 남자 향수 5종이라 되어있어서 산 것 같은데, 타겟팅은 남녀 공용 향수로 되어있다. 딱히 어떤 성별이 떠오르지 않아서 위의 말한 류의 여름 향수를 뿌리고 싶은 분이라면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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